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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볼펜 모나미는 어떻게 ‘힙’한 볼펜이 되었나 (ft. 신동호, 모나미 마케팅 팀장)

마케팅

평범해서 특별하다:
프리미엄 전략의 브랜딩




▲모나미 창립 60주년 기념 프러스펜 3000 스페셜 에디션


‘슈퍼 노멀’이라는 말을 마케팅에서 많이 쓰는데요. ‘슈퍼’의 특별함과 ‘노멀’의 평범함, 두 단어의 조합은 아이러니하지만, 결국 말하고자 하는 건 제품의 진정성 있는 본질에 대한 것입니다. 슈퍼 노멀을 논할 때 모나미 153볼펜도 자주 거론됩니다. 최근에는 특별한 것들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평범한 것을 특별하다고 느끼는 시대인 것 같아요. 그래서 모나미도 올해 60주년을 맞이하면서 ‘평범하더라도, 화려하지 않더라도 진정성을 가지고 본질에 집중한다면, 그 평범함은 특별함이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필기구의 수요가 많이 줄어들어 문구산업이 레드오션이 되었습니다. 모나미 역시 2000년대 초반에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죠. 그래서 신수종 사업이라고 하는 새로운 비즈니스에 대해서 고민하고 유통 쪽으로도 투자했었지만, 성공하지는 못했습니다.


모나미 153 블라썸 메탈 볼펜


2014년에 모나미는 우리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즉 본질에 대해 다시 고민을 시작했어요. 그리고 프리미엄 전략을 세웠습니다. 많은 소비자들이 필기구를 단순하게 필기구로만 바라보지 않고 수집, 소장가치, 선물 등의 키워드로 엮고 있었기 때문에 저희도 객단가가 높은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새로운 브랜드 론칭에 대해서도 고민했지만, 국민 브랜드인 모나미를 고급화하는 전략이 더 적합하다고 최종적으로 결정하고 다양한 형태의 마케팅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전문 마케터들도 영입했고요.


대기업이나 글로벌 기업에서 마케팅 전문가들을 초빙하기도 했는데요. 이건 별로 성공적이지 못했습니다. 이유는 모나미와 모나미를 사랑하시는 분들을 이해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2014~2015년에 모나미 안에서 모나미를 잘 이해하고 있는 내부직원으로 마케팅 팀을 꾸리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그래서 저도 마케팅 팀에 합류하게 된 거예요.

제품의 프리미엄 가능성을 확인해보기 위해 소비자가격이 300원인 153볼펜을 메탈 버전으로 만들어 2만 원에 판매해봤어요. 그랬더니 1만 개가 1시간 만에 완판되고, 온라인에서 중고가 40만 원에 거래되기도 하더라고요. 모나미가 프리미엄 전략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죠.



돈 버는 마케팅 1.
제품이 중요하다




신동호, 모나미 마케팅 팀장 ⓒnews1


2015년에 마케팅 팀을 맡은 뒤, 오래된 중견기업 특유의 변화를 두려워하는 문화가 모나미 안에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또 마케팅 팀에 대해서 돈 쓰는 부서라는 안 좋은 시선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죠. 그러다 보니 마케팅 활동을 할 때 번번이 예산이 부족했고, 집행할 때도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마케팅 활동을 잘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많이 던졌어요. 그러면서 제가 돈을 벌어서 마케팅 활동을 하게 되면 누가 뭐라고 하겠나 싶어서 돈 버는 마케팅에 대해서 고민했어요. 아무래도 디자이너 출신이다 보니 마케팅 용어에서부터 시작해 마케팅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아 입문서를 구입해 공부하기 시작했는데요. 디자이너로 일할 때는 ‘마케팅=홍보’라고만 생각했는데, 책에서는 ‘제품의 중요성’을 첫 번째로 꼽더라고요.


모나미 153 무궁화 에디션 한정판


모나미는 제조사이고 제품 브랜드가 있으니, 차별화된 제품으로 돈 버는 마케팅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요즘 소비자들은 단순한 소비자에서 그치지 않고 각자의 채널, 매체를 가지고 있잖아요. 기업에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제품만 잘 만든다면 자연스럽게 바이럴 홍보가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월간지 <베스트컴퍼니>가 2015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1위로 선정한 ‘와비파커(Warby Parker)’는 온라인에서 안경을 파는 기업으로 유명한데요. 이 기업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안경을 팔고자 했던 와튼스쿨 동창생들의 생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결국 마케팅할 때는 본질의 중요성을 잊지 말아야 하고, 그 본질은 제품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제품에는 유형의 상품만 있는 건 아닙니다. 서비스라든가 다양한 프로모션 이벤트 등 무형의 상품을 잘 만들어 마케팅할 수도 있습니다.


모나미는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제품을 내부에서 찾으려고 노력했어요. 2015년부터 지금까지도 커스터마이즈, DIY, 프로슈머, 초개인화 등의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기에, 이런 트렌트에 맞춰서 제조사가 굳이 완성품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에게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일부 주는 것이 어떨까 하는 식의 확장된 사고를 해보았습니다. 그 결과 고객들이 직접 조립해 사용하는 ‘153 DIY 키트’가 나왔어요.

통 어떤 제품을 하나 출시하려면 투자비용이 많이 발생하고 제품 출시까지 기간도 오래 걸리는 데 반해, 이 제품은 그러한 비용이나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좋은 성과를 얻었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153볼펜의 짝궁 제품인 노트를 직접 실로 꿰매서 쓸 수 있도록 한 ‘워크룸 키트’도 출시했습니다.



기업이 혼자 모든 것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 이것이 마케팅 성공의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앞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고객의 취향을 강하게 반영하게 되면 저희가 따로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바이럴이 돼 제품 소개로 이어집니다. 153 DIY 키트의 경우는 저희도 모르는 사이에 CJ E&M의 다다스튜디오에서 소개 영상을 만들어서 홍보가 된 적이 있었어요. 실제로 CJ E&M의 다다스튜디오에 광고로 맡겼을 때의 비용을 생각해본다면, 저희는 제품만으로 돈 버는 마케팅을 한 게 맞는 거죠. 이렇게 다른 기업이 스스로 나서서 모나미 제품을 소개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경험의 가치를 추구하는 제품에 대해 더욱 확신이 섰습니다.


2019년 11월 콘셉트 스토어 인사동점을 오픈하던 날도 153 DIY 키트를 쇼잉으로 활용했어요. 대단한 제품은 아니지만 확장된 사고를 통해 제품 하나로 판매, 바이럴, 홍보, 쇼잉 등 여러 가지 활동을 할 수 있었던 제품입니다.



돈 버는 마케팅 2.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최근에는 정치계에서도 스토리를 가진 인재를 영입하잖아요. 브랜드를 위해서도 이제는 마케터가 아닌 스토리텔러가 되어야 합니다. 모나미는 문구회사가 아니라 콘텐츠를 통해 경험을 파는 회사로 포지셔닝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그 콘텐츠는 모나미 제품과 연관된 것일 테고요.

2015년 11월 오픈한 콘셉트 스토어 홍대점의 주제는 ‘페이퍼’였어요. 모나미가 종이가 되고, 스토어 공간에 들어온 고객이 펜이 되어 스토리를 써 나가자는 의미였어요. 그래서 공간 디자인을 비롯해 모든 것을 페이퍼라는 키워드에 맞춰 만들었습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점은 일, 월, 년, 매일의 삶의 기록
이 시간 속에 남겨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캘린더와 다이어리’를 콘셉트로 디자인되었고, 에버랜드점은 ‘꿈의 공장’, 부산 롯데백화점점은 ‘워크룸’으로 40대 가장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본사와 인사동의 콘셉트 스토어는 체험과 경험을 통해 더 많은 스토리를 만들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해 ‘스토리 연구소’라고 이름을 지었고요. 현재 6개의 콘셉트 스토어 매장이 이렇게 각각의 차별화된 스토리를 갖고 있습니다.



마케팅의 키 콘셉트도 매년 다르게 정했습니다. 2015년과 2016년에는 고객에게 경험 그 자체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해 ‘경험’을 콘셉트로 정했고, 2017년에는 경험을 통해 소비자 1명 1명의 스토리를 만들고자 ‘스토리’를 콘셉트로 정했습니다. 2018년에는 본인이 만든 스토리로 서로 대화하면서 친구가 되어 보자고 ‘대화’를 콘셉트로, 2019년에는 친구가 된 고객들이 스토리를 가지고 즐겁게 놀아보자고 ‘놀기’를 콘셉트로 정하고 여러 가지 활동을 진행했어요. 그리고 올해의 콘셉트는 ‘감동’입니다. 진정한 친구는 어려울 때 서로 도우며 감동을 주잖아요.


모나미 팬클럽의 경우도 작은 감동들을 통해 지속적인 팬덤을 확보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면, 모나미 팬클럽 수료증은 종이 한 장이 아니에요. 패키지 안에 수료증과 함께 볼펜을 담았는데, 볼펜 바디에 ‘수료 1기’ 대신 ‘누군가의 첫 번째 친구가 된다는 건’이라는 카피를 새겼어요. 많은 분들이 수료증을 받고서 감동했다는 내용을 SNS에 올려주셨습니다. 이런 글들 덕분에 한 기수에 153명을 모집하는데, 최근 3기를 모집할 때는 1,000명 가까이 지원하셨어요. 확장된 사고의 감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돈 버는 마케팅 3.
공유의 힘




돈 버는 마케팅의 세 번째는 공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자기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대가 아니에요. 내 것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공유를 통해 다시 ‘내 것화’시키는 것인데, 이 공유의 힘이 돈 버는 마케팅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몇 년 전에 일본 이토야라는 매장에 간 적이 있었는데요. 그 때 그곳에 걸린 포스터가 인상적이었어요. 포스터의 내용은 사진을 찍고 공유해도 된다는 것이었어요.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사진을 찍지 말라는 경고문이 많았는데, 왜 이렇게 생각이 바뀌었을까요? 그것은 공유를 통해 얻는 홍보의 효과로 회사가 얼마나 많이 이득을 얻게 되는지 알았기 때문일 거예요.

앞에서 한 이야기를 정리하면, 돈 버는 마케팅을 잘하기 위해서는 제품이 중요하고, 제품에는 스토리가 담겨야 하고, 그 스토리를 소비자들과 공유해야 합니다. 좋은 상품이 공유라는 개념에 접목되면 예측보다 훨씬 큰 이득을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마케터들이 오류를 많이 범하는 이유가 경쟁상품 분석을 너무 많이 하는 거예요. 그러면 그 이상의 것을 할 수 없어요. 중요한 건,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것, 회사가 잘할 수 있는 것. 이것들에 집중하는 거예요.




콘텐츠 제공 : 쌤앤파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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